관계, 만남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 삶에 강렬한 흔적을 남긴 이에 대한.

물론 이는 단순히 이성, 혹은 동성간의 사랑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

 

낯설고 먼 타국에서의 생활,

소울메이트,

이상과 현실,

갈등의 원인과 주체,

어찌됐든 계속되는, 어떻게든 살아지는 삶,

그리고 추억.

 

독자로서 무척이나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어느 순간 과거를 되돌아보다

놓친 인연들에 대한 아쉬움과 마주할 때가 있다.

돌이켜보면 한없이 사소할 어떤 것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늘

추억을 함께 데려온다.

 

깊은 흔적은 깊은 감정을 끌어내는 것이 당연지사.

그러나

전 세계가 하나로 묶인 현대 사회에서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그 사람임에도

그저 추억 속에 잠시 더 머물다

미묘한 미소와 함께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그래도 언젠간 한 번쯤

우연처럼 마주칠 수 있길 조그만 소망을 빌어보며.

 

그렇게 오늘 하루도

기억 속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간

시간 여행을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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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미국 / 165분 / 2014. 10. 23 개봉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 출연 엘라 콜트레인, 에단 호크, 패트리샤 아퀘트

 

 

소년의, 아니 우리의 성장 이야기.

자극적이고, 강렬함은 없다.

그보다 은은하고 묵직한 울림을 준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된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 저마다 다른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된다.

성인이 된 후 잊었던

아이의 마음을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

그치, 나도 저랬었지.

 

일반적인 성장 드라마가

연령대별 다른 배우를 쓰는 것과 달리

보이후드는 동일한 배우로 12년 간 촬영해

등장인물의 성장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던

그야말로 놀라운 영화라는, 대단한 프로젝트라는 부분에

물론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주는 울림에 있어

그것이 아주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었다.

 

상처가 생기고, 아물고

힘에 겨워하고, 극복한다.

그런 메이슨의 곁엔 늘

가족들이 있다.

 

내게 가장 큰 울림을 줬던 장면은 의외로,

메이슨의 엄마에게서 나왔다.

성인이 된 메이슨을 떠나보내며

갑작스레 울음을 터뜨리는 그녀.

자신에겐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며.

부모의 마음이란,

왠지 모를 아릿함이

장면이 지나감에도 나를 계속 그 곳에 머물게 했다.

 

 

만남, 이별, 그리고 또 새로운 만남.

우리는 그렇게 어른이 된다.

이젠 더 이상, 만남과 이별이 예전처럼 강렬하지 않다.

그것이 참 다행이고,

또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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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일상 2018. 9. 3. 10:06
그 말이 참 좋았다.
"여행, 솔직히 남는건 없어요. 글쎄, 사진? 추억정도? 하지만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지나고 나서 문득 그 때가 떠오르면 뭐랄까, 힘이 나요. 그 때의 기억들이, 음...마음이 따뜻해지고, 지금의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힘을 준다고 해야 할까..."

내가 늘 갖던 생각을
입 밖으로 끄집어내준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감정을 딱 꼬집어 명확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것 까지도.

사실 그렇다.
넘쳐나는 여행에 대한 광고들로 인해 생기는
여행에 대한 환상.
낭만들, 무언가에 대한 깨우침,
다녀오면 확 달라진 나를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들.
이 모두,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딱히... 그렇진 않다.

그런 거창한 것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을 주는 것 같다.
나에게, 기억으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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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야기/일상 2018. 8. 19. 20:01
여름이 끝나간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묘한 일이다.
무더위에 지치고,
장마에 우울했던 여름이지만
그런 여름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면
왠지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

봄이 지나간다고 아쉬워하지 않는다.
가을 역시도, 겨울 역시도 마찬가지다.
오직 여름에만,

아마,
여름이 지니는
그 뜨거운 열기 때문일것 같다.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그 무엇.
열광적인 여름날.

그리고,
귓가에 맴도는 여름밤의 파도소리
그 파도가
뜨거웠던 여름과 함께
길고 길었던 여름날의 일들을
함께 쓸어가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여름의 추억,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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