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한국

2020. 09. 23 개봉

감독 : 최재훈

출연 : 장혁, 김현수, 조 타슬림, 정만식, 이나경, 안젤리나 다닐로바

 

 

주요 배경은 인조 시절,

오랑캐라 낮잡아보던 청나라에게 처절히 짓밟히던 때이다.

조선의 여자들을 모두 데려갈 양, 끊임없는 청나라의 공녀 요구.

그것은 양반, 고위 관직에 있는 자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으며,

때문에 수양딸을 들여 대신 보내곤 했는데, '태율'의 딸 '태옥'은 여기에 얽혀

붙잡혀가게 된다.

태율은 광해군 폐위 후, 스스로 자취를 감춘 조선 최고의 검객.

산속에 박혀 딸과 함께 조용히 살고자 했던 그였으나,

그에겐 곧 '세상'인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금 검을 든다는 이야기이다.

 

예상했듯 조선을 배경으로 한 검술 액션영화로

화려한 검술 액션이 주를 이룬다.

'조선판 테이큰'이란 표현이 썩 잘 어울리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조금 의외였던 부분이라면

대다수의 관람객들이 스토리는 없다고 보면 되고 그저 액션이 너무 훌륭했다.

라는 평이기에,

초장부터 다 때려부수면서 딸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영화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단 서사가 꽤나 있던 영화였다.

때문에 생각보다 초반부가 조금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을만큼

빨리 안 싸우나? 언제까지 빌드업만 할 거야?

이런 심정이라고나 할까.

물론 영화에 있어 스토리를 중시하지만, 검객은 그저 화려한 액션만을 기대하며

영화관에 들어갔다보니.

 

물론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결과적으론 나는 그렇게 쌓아올린 서사들이 퍽 괜찮았다.

의외의 반전들.

'태율'의 과거,

그에게 있어 특히나 '태옥'이 곧 세상인 이유.

 

액션에 중점을 둔 영화는 대개 캐릭터의 행동에 따른 당위성은 별 시덥잖은 것인 경우가 다분한데

각각의 캐릭터들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당위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좋았다.

 

액션씬이야 뭐,

장혁 배우의 검술 액션은, 음...

눈을 호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고개를 슬쩍 돌려 초점을 맞추는 디테일은

와, 감탄이 나왔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흥미로운 시선으로, 감탄하며 액션씬을 보는데

뭐랄까, 뭔가 빵 터지는 느낌이 없다고 해야 하나?

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액션에서 느껴지는 어떤 쾌감, 카타르시스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사실 지금도 조금 의아하긴 하다. 정말 감탄하며 봤던 액션씬들이었는데 왜일까. ㅎㅎ;

 

캐릭터의 측면에서는 '구루타이' 역의 조 타슬림과 '민승호' 역의 정만식 배우가 개인적으론 인상적이었다.

인도네시아 국민배우라고 알려진 조 타슬림은

외모, 분위기, 목소리. 모두 너무 휼륭했다.

그리고 청나라 황족이기에 보일 수 있는 '여유'.

행동 하나하나에 이 여유가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캐릭터에 부합하는 배우의 연기력의 측면만 보자면, 이 배우가 단연 최고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한 명의, 태율 이전부터 조선 최고의 검이라 불렸던 '민승호'.

개인적으로는 이 캐릭터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자꾸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기회주의자.

악당과도 같은 캐릭터의 모습이나

그는 오직 자신의 신념, 변치않는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이다.

그에겐 그 무엇도, 심지어 왕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곧 나라와 백성들이었기에

그 선택과 결과가 어떻게 됐든 그는 늘 자신의 신념을 지킨다. 목숨을 잃더라도.

 

영화를 보면서 한편으론 약소국으로서 겪는 불합리함에 입맛이 썼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우리나라의 현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늘 약자이고 공격을 받는 입장이다.

우리가 '공격'이라는 행위를 하는 것은 항상 같은 민족 뿐.

참 아이러니할 일이다. 그 칼이 겨누는 방향이.

 

모쪼록, 검술 액션을 즐기기 위한 사람이라면 나름의 만족감을 가지고 영화관을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혹평하고 싶은 부분이라면, 몇몇 배우들의 연기...? 하하.

'감상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 훗날 우리(us and them, 2018)  (0) 2021.01.04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soulmate, 2017)  (0) 2021.01.02
아웃포스트(The Outpost, 2020)  (0) 2020.09.27
올드 가드(The Old Guard, 2020)  (0) 2020.09.20
테넷(Tenet, 2020)  (0) 2020.08.22

설정

트랙백

댓글

전쟁, 드라마

2020. 09. 23 개봉

감독 : 로드 루리

출연 : 스콧 이스트우드, 케일럽 랜드리 존스, 올랜도 블룸

 

 

미국-아프가니스탄 간의 전쟁, 2009년 있었던 캄데쉬 전투를 다룬 영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군 조사단조차 '명백히 방어 불가능' 이라는 판정을 내린 전초기지를 끝까지 사수해 낸

미 육군 제 4보병사단 제 4여단전투단 제61기병연대 3대대 브라보 중대의 이야기이다.

 

사전 지식이 없을지라도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기지는 당연히 고지대에 구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휘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들은 최악의 지형에 위치한 기지를 사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군인이란 상부의 명령이 절대적인 조직인만큼 이성, 논리와 같은 부분은 뒤로 밀리는,

쉽게 말해 까라면 까야하는 구조인 탓이다.

신속하고, 혼선 없고, 조직적인 지휘체계는 전시에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나,

바로 그 지휘가 잘못된 것이었을 때 입는 피해란 실로 끔찍하다.

 

숫적 열세, 지형의 불리함, 제대로 된 지원과 보급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은 기적적으로 기지를 지켜내는데, 그 기저에는

진부한 말일지 모르지만,

용기와 희생,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있었다.

 

누구라도 두려움에 떨, 총알이 빗발치고 폭약이 터지는 상황에서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자초하여 한 발 앞서나가 몸을 사리지 않고 싸우는 용기,

내 한 몸 가누기도 버거울 상황에서 쓰러진 동료를 구하고자 쏟아지는 총알 사이를 내달리는 희생,

늦어지는 지원, 마침내 뚫린 방어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

 

늘 이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 영화를 볼 때면, 과거 군 복무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야간에 발생한 실상황으로 인해 잠들려다 벌떡 일어나 초소에 투입되었던 때,

귓가에 울리는 북한군의 총소리,

늘 농담처럼 하던 얘기가 실제로 벌어지자, 어두운 밤, 피가 차가워지는 것 같던 기억.

 

고작 그 정도로도 아직까지도 기억될 감정인데,

만약 저 상황, 저 안에 내가 있었더라면 어떤 심정이었을까.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떠오르며 심장이 조여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용기가 새삼 놀랍다.

 

극의 후반부, 마침내 지원군이 도착했을 때,

옆에 앉아 있던 아저씨의 흐느끼는 목소리를 들었다. 아니, 거의 오열에 가까워 보였다.

어떤 사연이 있으셨을는지는 모르지만,

왠지 그 감정이 조금은 이해될 것 같았다.

 

이야기 자체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데다

연출도 현실감있게 다가왔다.

심지어 당시 전투에 참여했던 군인 중 한 명이 작중 본인 역으로 참여한 것은 퍽 놀라웠다.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그래서 보고 나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조금 묵직해지는, 불편해지는 느낌이 드는

그런 영화였다.

 

끝으로, 엔딩 크레딧에서 당시 참전 군인 중 한 명이 인터뷰 중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전쟁터란, 지옥과 천국의 문이 함께 있는 곳이라고.

그들이 있는 장소는 그야말로 생지옥이지만,

그런 상황에서 보여주는 그들 간의 동료애, 형제애는 또한 그 곳이 천국과 다름없이 느끼게 해 준다는 말.

 

'감상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soulmate, 2017)  (0) 2021.01.02
검객(The Swordsman, 2020)  (0) 2020.09.30
올드 가드(The Old Guard, 2020)  (0) 2020.09.20
테넷(Tenet, 2020)  (0) 2020.08.22
알라딘(Aladdin, 2019)  (0) 2019.05.27

설정

트랙백

댓글

액션, 판타지 / 미국 / 2020. 07. 10 개봉

감독 : 지나 프린스-바이스 우드

출연 : 샤를리즈 테론, 키키 레인, 마르완 켄자리, 루카 마리넬리, 해리 멜링, 베로니카 은고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영화로,

배경은 현대,

불멸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유도 모른 채 불멸자의 삶을 살게 된 극소수의 존재들.

짧게는 수백 년의 삶을 살아온 그들,

그러나 불멸자의 존재를 알게 된 한 제약업체의 계략에 얽히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걸로도 충분히 극의 흐름이 예상될,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다.

불멸자이나 그 존재는 인간이기에, 똑같이 힘의 한계는 존재하고, 고통을 느낀다.

동료 중 일부가 붙잡혀 생체실험을 당하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제약회사를 쫓는다.

불멸자이기에 겪는 고독감,

그 과정에서의 반전과 배신,

주인공에게 닥친 능력의 소실.

그러나 그 같은 어려움을 타개, 결국 제약회사를 박살내는데 성공한다.

 

극의 후반부에 밝혀지는 내용은 그렇다.

실은 그들은 세계의 구원자들이고, 알게 모르게 인류의 발전과 구원에 지대한 도움을 준 자들이라고.

수백, 수천 년 전부터. 그들의 선한 행동들이 말이다.

 

그냥, 하...

솔직히 영화에 대한 평도 술술 잘 안 나온다.

방금 막 본 영화임에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 것 같은.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씬은 퍽 볼만 하긴 했다. 그러나 아주 감탄할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소재와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 역시 진부하기 짝이 없다.

불멸자, 고독, 인체실험.

 

물론 다음 편을 염두해 둔 서장이라곤 하나,

그렇다면 최소한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은 심어줬어야 했는데,

그런 것 역시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호평에 비해 썩... 만족스럽게 본 영화는 아니었다.

진부한 소재와 진부한 전개, 특이할 것 없는 액션, 정도이나

특별할 것이 없단 건 또 달리 말하면 아주 최악일 것도 없다는 얘기이니,

10점 만점에 5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쉬는 날 소파에 누워 킬링 타임용으로 볼만한, 그 정도의 영화였다. 내겐.

 

'감상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객(The Swordsman, 2020)  (0) 2020.09.30
아웃포스트(The Outpost, 2020)  (0) 2020.09.27
테넷(Tenet, 2020)  (0) 2020.08.22
알라딘(Aladdin, 2019)  (0) 2019.05.27
바이스(Vice, 2018)  (0) 2019.04.13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