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영화

사도 (The Throne, 2014)

못찾겠다꾀꼬리 2017. 9. 26. 00:02

 

가히 2015년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배우들의 연기력

이야기의 구성

그 안에 담긴 내용, 메시지

그리고 관객들의 감정을 끄집어내는 것까지.

 

당시 영화가 끝나고, 그 여운에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던 기억이 난다.

벌써 2년여 전의 기억임에도.

 

그리고 다시 봐도

여전히 훌륭했고

오히려 더욱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우리나라 사극에서 단골소재라 할 만큼 자주 쓰였던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

이를 구성함에 있어서

관객에게 양쪽의 입장을 모두 보여줌으로써

어느 한 쪽을 나쁘다 욕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었겠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처음엔 망나니처럼 비추어졌던 사도세자.

하지만 그는 곧 왕이 될 세자이기 이전에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들이었을 뿐이고

 

 

 

 

아들을 몰아세우고

늘 꾸짖고, 모질게 대했던 영조는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 이전에

국가를 이끌어 나가야 할 왕이었을 뿐이다.

 

이러한 어긋남이

양쪽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는 관객의 감정을

요동치게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것은 비단

영조와 사도세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네 가족들

우리네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로써의 의미도 참 크지 않았나 싶다.

 

아버지와 아들, 아니 부모자식간의 관계

그리고 국가의 수장이 지녀야 할 덕목들과

그들이 지니고 있을 많은 고뇌와 고충들.

 

또한 사회에서, 일상속에서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분쟁 중 하나인 입장차이.

이에 대처해야 할 우리의 자세.

 

 

편가르기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

영조가 나빴네, 사도세자가 나빴네 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한 쪽의 잘못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에 있어서

그럴 수 밖에 없었음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지 않았나 싶다.

그 부분이 참 좋았다.

사실 내막을 들여다보면

누구든지 단순히 착하다 나쁘다, 혹은 옳다 그르다 라고만

판단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니까.

 

이어,

이처럼 훌륭한 시나리오를 더욱 잘 살려준 것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이었다.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곧이어 과거의 사건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처음엔 어느 한 사람을 비난했다면

곧장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끝으로

이런 주옥같은 영화를

120% 소화해낸 엄청난 투톱,

배우 송강호와 유아인.

목소리 톤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가

관객에게도 너무나 절절히 다가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에게 감동을 줄 줄 아는

이준익 감독.

 

 

 

 

행여라도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부럽다, 좋은건 아껴ㅂ....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