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영화

앤트로포이드(anthropoid, 2016)

못찾겠다꾀꼬리 2019. 2. 8. 12:11

스릴러, 전쟁 / 영국, 체코, 프랑스 / 2018.01.18 개봉
감독: 숀 엘리스 / 출연: 킬리언 머피, 제이미 도넌


제 2차 세계대전 중 실행되었던 작전, '앤트로포이드'를 다룬 영화.
나치가 유럽 전역을 함락시키고 있을 당시, 체코를 통치하고 있던 제 3권력자인 라인하르트 하인드리히를 암살하기 위해 영국과 체코 슬로바키아 망명정부가 계획을 수립, 체코 레지스탕스와 손을 잡고 작전에 돌입한다.

실화에 기반한 영화였던만큼
암살작전이 지닌 의미를, 그 뒷 이야기까지
적나라하게 표현해냈다.

침략자의 우두머리 암살에 성공하며
통쾌하게 마무리되는 이야기가 아닌,
그 뒷 이야기가 본 영화의 핵심이었다.

암살자 색출을 위해 부는 피바람,
무수한 민간인들이 학살당하고,
라인하르트를 암살한 대원들 역시
결국 지하에 차오르는 물과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사실 그렇다.
조국 해방을 위해 뛰는 독립군들의
침략국 고위층 암살작전이란
애당초 성공률 자체가 희박하다.
때문에 그 뒷일,
퇴로까지 확보하여 무사히 탈출해
생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작전에 참여한 대원들은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은 것이다.

힘들겠지만 상상해보자.
앤트로포이드 작전에 참여하게 된 자신을.
막상 닥쳤을 때 엄습하는 강렬한 공포.
얀의 모습이 너무도 사실적이다.

놀라운 성공을 이룬 작전,
실화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나치의 만행과 그 속에서도 끝내 저항하는
투철한 애국지사들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다만,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힘.
관객에게 몰입과 울림을 주는 부분에 있어선
사실 내겐 썩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었다.
직접적인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니어서일지도 모른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일제강점기 시절,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일지라도
이런식으로 연출해냈다면
혹평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