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2016)
드라마 / 2017.02.15 / 137분 / 미국 / 15세 관람가
감독 : 케네스 로너건
출연 : 케이시 애플렉, 미셸 윌리엄스, 카일 챈들러, 루카스 헤지스
아름다운 영상미.
'상실'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쓸쓸함이 가득 담긴 분위기.
그렇다.
이 영화는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상실의 아픔.
그것은 쉽사리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
괜찮다 괜찮다, 괜찮은 척 해 봐도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아버지의 죽음에도
태연한 척 했지만,
냉동닭을 보고 아버지가 떠올라 공황을 일으키는
패트릭(루카스 헤지스),
잠깐의 실수로
아이를, 아니 가정을 송두리째 잃어버렸음에도 묵묵히 지내왔지만
사소한 일에도 주먹질을 일삼고,
꿈속에선 불타 죽은 아이들이 나타나고,
결국엔 눈물을 쏟아내는 리(케이시 애플렉).
상실, 아니 비단 상실뿐만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아픔이든
진정 그것을 이겨내고,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온전히 아파하고 나서야
비로소 전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모든 것을 다 잃은
소진된 한 남자의 모습을
너무도 잘 연기한 케이시 애플렉.
훌륭한 연기와 아름다운 연출
시작부터 끝까지 '참 좋은 영화였다'하는 느낌을 주었다.
절제의 미학이란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영화.
한 가지 사족을 달자면
타인에 대한 평가.
누구에게도 타인을 멋대로 평가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에 대해 온전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고작해야 알고 있는 극히 일부분을 통해
마음대로 단정짓고, 매도한다.
그들이 그렇게 비난하고 몰아세우지 않아도
충분히 아파할 사람들이 많다.
끝으로,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것만 같은 상황속에서도
내게 남아 있는 무엇가는 항상,
존재한다는 희망.
마지막 장면을 통해 전해주는 이 메시지가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을 준다.